2008년 애플의 행보는?

Apple headquarter at Cupertino, CA

Apple headquarter at Cupertino, CA

(맥마당 1월호에 실은 컬럼입니다.)

2008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애플은 아마도 역사상 최고의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복귀한 이후, 애플은 지속적인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iMac의 히트에 이은 전무후무한 iPod의 성공 신화로 애플의 주가는 하늘로 치솟았다. 실제로 2000년도에 주당 15달러 선이었던 애플 주식이 지난 연말 드디어 200달러를 돌파했으니 ‘주가가 하늘로 치솟았다’는 표현이 단지 표현에만 그친 것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성공의 기반에는 그동안 꾸준히 효자 노릇을 해왔던 iPod 이외에도 작년 1월 Macworld Expo에서 발표했던 iPhone이 시장에서 기대 이상으로 성공을 했고, 하반기에 Mac 사용자들을 또한 흥분시켰던 Mac OS X v10.5 Leopard가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Vista를 경쟁에서 따돌리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해에 한 회사가 두 가지의 히트상품을 내놓는다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닌데, 애플은 해내고야 말았다. 그 결과, 시장에서의 Mac 점유율도 8%로 상승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이 정도면, 애플이 미디어 이벤트를 열고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전 세계 언론매체가 머리기사를 할애하며 주목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밝아온 새해에 애플은 어떤 제품과 서비스로 전 세계 Mac 사용자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지난 한 해 애플의 행보를 바탕으로 올해를 한번 예측해 보자. 이 예측은 필자의 개인적인 희망과 루머에 근거한 것이므로 맞을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임을 미리 밝혀두며…

Apple TV, 동영상 대여 서비스

사실 작년 한 해 동안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제품은 비단 iPhone이나 Leopard뿐만이 아니었다. 작년 1월 Macworld Expo에서 발표한 Apple TV는 ‘동영상을 위한 iPod’으로 주목을 받으며 애플이 영상 시장에서도 음악 시장에서와 같은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에 보면, Apple TV는 여타 애플에서 출시된 제품들에 비해 그다지 성공한 제품이라고 보기 어렵다.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제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에 있었다고 보여진다. 이미 여러 차례 필자의 컬럼에서 지적해 왔듯이, 동영상의 경우 음악과 달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보다 ‘대여’의 방식이 보다 익숙한 모델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애플이 Apple TV를 살리고자 취할 첫 번째 시도는 아마도 ‘동영상 대여’라는 모델을 iTunes Store에 도입하는 일일 것이다. 사실, 이러한 서비스의 변화는 일찍이 감지됐고, 이미 외국의 몇몇 인터넷 언론들은 이번 달에 열리는 Macworld Expo에서 애플이 이 새로운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Apple TV가 처음 발표될 때와는 달리, YouTubeHulu와 같은 서비스들이 활성화돼 온라인 동영상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도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다만,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동영상의 대여 가격과 방식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현재까지의 예상은 두 갈래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빌린 동영상에 시간제한을 달아, 그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지워지거나 DRM이 삭제돼 볼 수 없게 만드는 방식이다. 현재 비디오 대여점에 가서 영화 DVD를 빌려서 기한 내에 되돌려 줘야 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또 다른 방법은, Netflix와 같은 방식인데, 사용자가 예를 들어 3개의 슬롯을 구매하면, 한 번에 영화를 세 개까지 빌릴 수 있고, 새로운 영화를 하나 더 빌리려면 이미 빌린 세 개의 영화 가운데 하나는 지워야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빌려 놓은 동영상의 시간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 번에 빌릴 수 있는 동영상의 숫자에 제한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필자의 경우 후자를 좀 더 선호하는데, 결국에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HD급 동영상 서비스

동영상 대여와 함께 필자가 항상 생각하는 Apple TV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의 하나는 HD급 동영상 서비스이다. 최근 들어 HDTV의 보급이 급속도로 늘고 있어 고화질 영상물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도 절실한 편이지만, 아직 미디어 시장이 Blu-ray와 HD DVD로 나뉘어 시장을 양분하며 경쟁하고 있는 까닭에 소비자들도 선뜻 한쪽을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애플이 HD급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리라고 보지만, 안타깝게도 아직은 컨텐츠 공급자들이 필요성을 못 느끼는 듯해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2008년에 가장 기대하고 싶은 서비스 중의 하나이다.

iPhone의 진화

3G를 장착한 새로운 iPhone이 나올 거라는 루머가 널리 퍼지고 있고 필자도 개인적으로 내년 중 iPhone의 새 모델이 출시되리라 생각은 하지만, 3G 칩의 추가와 같은 마이너 체인지 이외의 하드웨어적인 확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신, iPhone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의 큰 변화가 있을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 애플이 발표한 것처럼, 애플은 올 2월 중에 iPhone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를 발표하게 될 것이다. 애플이 개인 개발자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iPhone 플랫폼을 열어줄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개인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별다른 인증절차 없이 iPhone에서 작동된다면 iPhone을 위한 소프트웨어는 봇물 터지듯 개발이 되지 않을까 싶다. 구글이 만든 휴대 전화 플랫폼 개발키트인 Android와 대격돌이 예상되는 만큼, 애플이 플랫폼을 닫아서 득을 볼 일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런 희망은 반드시 현실이 되리라 생각한다.

iPhone(iPod touch)+Apple TV

Apple TV가 단순히 동영상 재생 장치로 끝나지 않고 동영상이나 음악을 스트리밍해주는 장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거실의 TV에 연결된 Apple TV를 통해서 침실 침대에 누워 iPhone이나 iPod touch로 영화를 보는 서비스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무선 네트워크가 가능한 곳이라면 회사나 찻집 등에서도 집에 있는 Apple TV를 통해 동영상을 재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아이디어는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비슷한 개념의 Sling이나 소니의 Location Free 같은 제품들이 있다. 하지만, 애플이 이에 걸맞은 제품과 기술들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런 서비스를 좀 더 멋지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터치기술을 사용한 새로운 장치 혹은 서비스

애플이 iPhone에 사용한 멀티 터치 인터페이스는 비록 그것이 새로운 기술은 아니었음에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따라서 애플이 이 기술을 좀 더 발전시켜 새로운 제품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충분히 해볼 만하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으로는 PC 시장에서 이미 실패 중인 타블렛 PC를 애플이 새롭게 멀티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부활시키는 것이다. 무척 흥미로운 제품임은 분명하나 타블렛 PC를 이미 써보고 큰 실망을 경험해 본 필자의 사견으로는 그다지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 대신, 최근에 아마존에서 발표한 Kindle이라는 전자책 같은 제품이 더 현실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멀티 터치 인터페이스는 책장을 넘기는 등의 행위를 그럴 듯하게 묘사해 낼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컨텐츠가 문제가 되는데, 이미 아마존 같은 대형 온라인 서점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시점에서 애플이 끼어들 여지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의 Mac 사용자

지금까지 새해에 애플이 선보일지도 모르는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서 예상을 해봤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사용자들에게 피부로 와 닿는 것들은 별로 없는 듯하다. 많은 한국의 애플 사용자들이 기다리는 iPhone은 내년에도 볼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아마도 iPhone이 한국에 선보이려면 유럽 시장과 일본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일궈내야 할 터인데, 설령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올 하반기까지는 분위기를 지켜보며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외국에 거주하는 Mac 사용자로서 한국에 iTunes Store가 생겨, 한국의 노래나 영화, 드라마 등을 편리하고 합법적으로 즐길 수 있기를 바라지만, 이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마도, 한국에 iPhone이 들어가게 된다면 가능할는지도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희망사항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대신, 올 한해는 한국에서 Mac을 사용하는 것이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점차 Mac OS X이나 Linux를 쓰는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많은 국내의 서비스들, 특히 인터넷 서비스들이 Windows 이외의 플랫폼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이미 몇몇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은 자사 서비스의 Mac 지원을 표방하고 있으므로 이런 분위기는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많은 Mac 사용자들을 울상짓게 하던 은행, 정부 사이트 등의 인증서 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미 일부 정부 사이트는 Java 등을 이용한 인증서 시스템을 만들어 Mac 사용자들도 인증서를 통한 접속이 가능해졌다. 이런 분위기가 은행, 증권사 등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갑자기 모든 은행들이 Mac OS X이나 Linux를 지원한다고 나서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한둘 정도는 지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이렇게 점차 한국에서 Mac을 사용한다는 불편함이 없어지면, Mac 사용자도 점차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애플도 한국의 Mac 사용자들을 위해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신경 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 한해도 애플과 함께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희망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3 Responses to “2008년 애플의 행보는?”

  1. kwangsub says:

    맥관련 정보들 잘 보고 있습니다. ^^
    크게 잘 보시네요.
    전 IPhone이 한국에 오냐 마냐만 관심인데 말이죠. :-)

    좋은 하루 되세요…

  2. joonhwan says:

    댓글 감사합니다 :) 농담이지만 주위에서 저보고 언제 한국에 들어오냐고 물어보면 아이폰이 들어갈때.. 라고 대답하곤 하는데,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3. macintoy says:

    곧 들어오시겠어요!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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